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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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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작성자 김소율
댓글 0건 조회 99회 작성일 202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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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현령아 잘 지내냐? 벌써 1년이나 지났어.ᐟ 진짜 학교에서 니 소식 듣자마자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나 일부러 하경이가 나한텐 말 안했대 연주 통해서 너 발인하기 몇시간 전에 알아서 못갔어 너무너무 보고싶다 너무 미안해 늦게 알아서 미안해 내가 해주는 화장 너무 이쁘다면서 우리 반 앞 소파에 애들이랑 모여서 거울보고 엄청 좋아하던 니가 너무 생생한데 그냥 너무 미안해 더이상 니 목소리도 못듣고 얼굴도 못본다는게 너무 너무 그냥 다 미안해 우연히 하경이랑 너 만났을때 그때 딱 너 가기 한달 전이였는데 왜 몰랐을까 한번이라도 잘 지내냐고 연락 할걸 너무 미안해 혼자 너무 많이 힘들게 해서 미안해 아직도 니 증명사진도 있고 같이 찍은 인생네컷도 아직 있어 현령아 아직 못해본것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을텐데 현령아 너무너무 미안해 많이 아프고 혼자 힘들게 해서 미안해 진짜 너무 후회되는데 이제와서 후회하는것도 의미가 없겠지 거기서는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편하게 하고싶은거 다 했으면 좋겠어 너무 오랜만에 연락해서 미안해 니 소식 듣고 연주한테 구라까지 말라고 거짓말 치지 말라고 계속 그러다가 부고장 받고 나서야 실감나서 학교에서 울고 집가는 길에 울고 자기 전에도 울고 그냥 계속 울었던 것 같애 그때도 오늘처럼 진짜 매미소리만 들리는 햇빛 쨍쨍한 여름이였잖아 가끔 성원아파트 지나가거나 하면 니생각이 나 정말 한번이라도 연락해볼껄 혼자 잘 있겠지 하면서 졸업 하고 연락 한번도 안한것도 너무 후회스럽고 너 가기 한달 전에 하경이랑 같이 피씨방 가면서 마주쳤을때 그냥 인사 몇마디 하고 간것도 너무 미안해 현령아 내가 초딩때부터 몇번이나 죽으려해도 무서워서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살아지고 수백번씩 진짜 자살한다 자살한다 해도 무서워서 겨우 살았는데 넌 얼마나 무서웠을지 가늠이 안가 니가 집 창문에 걸터앉았을땐 무슨 감정이였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떨어지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을지, 땅에 닿았을땐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하나하나 생각해볼수록 미안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어 하경이랑 이제 니 목소리도 잘 기억이 안난다면서 펑펑 울었어 나랑 하경이도 이제 괜찮아 고등학교 올라오니까 진짜 다 거짓말처럼 괜찮아졌어  내 팔 안쪽, 어깨, 허벅지, 발목을 보면 평생 안지워질거같던 흉터도 거의 다 사라졌어 이제 배구 할때마다 아물었던 상처 터질까봐 걱정하고 여름에는 다 아물지도 않은 상처 위에 열심히 화장품으로 감추는 일도 없어 아빠도 골프채로 안때리고 목조르는것도 안하셔 엄마한테 맞느라 금 갔던 뼈도, 유리창 깨서 발에 유리 박혔었던 상처도 이젠 다 괜찮아졌고 맞는게 너무 무서워서 하루종일 상남동만 배회하지도 않아 나도 그렇고 하경이도 이제 정말 괜찮아 우리 걱정 그만하고 이제 너도 거기에선 그냥 정말 중학생 고등학생처럼 행복하고 천진난만하기만 하면 좋겠어 넌 우리 이야기 다 들어줬는데 작 우리는 너한테 해준게 없는것 같아서 너무 많이 미안해 그때 학교에서 다같이 옥상에 모여있었던 공기가 너무 그리워 나마저 죽으면 자기도 따라 죽겠다는 김하경 덕분에 열심히 살고 있어ㅋㅋㅋㅋ 무엇보다도 너네 어머님이 너 장례식때 하경이 잡고 우시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살라고 부모 두고 절대 먼저 가지 말라고 하셨던거 듣고 의지 빡빡 올려서 열심히 살고 있다.ᐟ.ᐟ 이상하게 고등학교 오니까 옛날 일들은 정말 소설처럼 다 괜찮아졌어...너도 조금만 더 있어줬더라면 다 괜찮아지고 다같이 시험 끝나고 놀러가지 않았을까 싶어 니 몫까지 더해서 나랑 하경이가 더 열심히 살테니까 거기에서도 지켜봐줘라 내년 이맘때 또 찾아올게.ᐟ 비록 3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우리 곁에 와서 상남중학교 졸업앨범에 남아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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