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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시설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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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아, 보고싶어
작성자 한지민
댓글 0건 조회 289회 작성일 20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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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내음이 코끝을 휘감는 걸 보니 여름이 시작됐어.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습할 예정이래.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 수연아. 언니는 하루하루를 살아내면서 이따금 네 생각을 하고 있어. 푸른 빛이 돌도록 까맣던 예쁜 너의 흑발도 생각나고 얇고 붉은 입술도 생각나. 근데 네 눈빛은 기억이 나질 않네. 너랑 셀카라도 찍어뒀어야 하는데, 병상에서 힘겨워하던 네게 그런 제안을 하는 게 참 무렴하다 싶어서 말을 못했어. 외숙모,외삼촌,수민이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엄마가 종종 말씀해주셔서. 언니의 삼남매는 첫째가 다섯살, 쌍둥이는 네살이 됐어. 네가 봤으면 참 신기하고 예뻐했을 것 같아. 수연아. 비가 많이 내릴 여름이래. 그래서 네가 산이 아니라 안전한 곳에 머무는 게 다행이네. 어때 지금 거기 날씨는? 쾌청한 공기에서 네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작년 내 생일에 널 보러 가려다가, 용기가 없어서 가질 못했어. 너를 보러 가는 시간도 돌아오는 시간도 나는 내내 울 것 같았거든. 나 요즘 힘들어. 삶이 좀 버겁다. 근데 네가 분명히 날 지켜보고 있을테니 힘내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내가 너한테 줬던 시집 중에 그 구절 있는데. '무한히 낙담하고 자책하는 그대여 끝없이 자신의 쓸모를 의구하는 영혼이여 고갤 들어라 그대도 오늘 누군가에게 위로였다.' 네가 나의 구원이고 위로야. 나를 묵묵히 응원하리라 한치의 의심 없이 믿을 수 있으니까, 나를 살게 하니까. 수연아 아프지말고 행복하다고 믿어. 곧 네 기일이 다가오니까 더욱 간절히 그러길 바라. 닭갈비 꼭 먹어 거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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