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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삼촌 비도 많이 오는데 잘지내고 있나?
내가 저번에 엄청 길게 장문으로 편지를 썼는데.. 프로그램에서 오류가 나서 편지가 싹 다 날아가버렸다.
(혹시 성의없이 쓴 편지라고 삼촌 마음에 안든다고 다시 써라는 의미는 아니제?)
저번에 내꿈에서는 밥 한그릇 다 비운 모습으로 내 먼저 간다! 하면서 나가버리더니,
오늘 내 꿈에서는 스파게티를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아직도 그 스파게티가 눈에 훤하다.
삼촌 스파게티 먹고 싶어서 조카보고 생일날 사오라는거면 내가 또 맛있는데 알아봐서 포장해가지고 갈게.
벌써 3주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일상을 찾아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하면 잠시나마 삼촌이 떠오르지 않는데..
자기 전, 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에는 참 많이 생각이 난다.
삼촌한테 후회해야 할 일들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가 15년 12월 25일의 나의 다짐이였는데..
마지막 통화가 잔소리였고, 면회오라고 할 때 안가고, 마산에서 응급실에 있던 모습이 마지막으로 본게 참 후회가 된다.
어제 금융권 모의 면접에 갔는데 IBK에 높으신 분께서 부산쪽에 저축은행이 있다라며 잘되었고 좋은곳이다라고 설명하시는데 참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면접 내내 삼촌 생각이 많이 나더라.
또 에러가 날까봐 삼촌한테 전해지지 못할까봐 오늘은 짧게 써야지 하면서도 말이 많아지고 또 길어지네.
우리가족들은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삼촌이 질투날 정도로 잘지내고 있다.
먼저 우리 가족들의 근황은 엄마는 삼촌 그리며 열심히 옷도팔고 있고, 동규도 쉬는 날에는 창균이한테 더 잘해주고 있고, 연조도 삼촌을 보낸 뒤로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이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첫 월급타면 꼭 갈비 사들고 봉안당에 갈게 삼촌. 우리 중환자실에서 약속했는데.. 내가 올해안에 꼭 지킬게 그 약속!
큰이모는 밭에 할머니랑 콩따러가고 삼촌 줄려고 채소도 따고 그렇게 있고, 남미이모는 유럽으로 출장갔는데 거기서도 삼촌 생각이 많이나서 많이 보고싶어한다. 인곤이삼촌도 주말에는 창원을 오고 대구에서 열심히 일을하며 장가갈 준비를 하겠지..?(삼촌이 꿈에나타나서 조언도 해주고 신부감도 찾아줘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마음 추스리시고 계시고.
마지막으로 수빈 정빈 창균이도 아침마다 삼촌 보러가는 걸로 알고있는데 애들도 잘 지내고 있다. 외숙모도 잘지내시고 계시고. 내 꿈에 양복입고 멋진모습으로 왔으니, 숙모 꿈에도 꼭 그렇게 한번 나타나라 알겠제?
앞으로도 편지를 쓸 일은 많이 있을테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할게.
비가 참 많이 오고, 날도 덥고, 하루종일 흐림이다. 삼촌 생일에는 꼭 해가 쨍쨍한 날들이 오기를 바랄게.
오늘도 맛있는거 많이 먹고, 걸어다니고 싶은 곳 많이 걸어다니고, 햄버거 같은 것도 먹고싶은 만큼 먹고, 차도 타고 싶은 만큼 타고, 삼촌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그런거 다 하면서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라!
많이 보고싶다 삼촌.
(가족들한테 꼭 이야기해서 여기 삼촌편지가 제일 많게 해줄게.)
2016년 7월 3일
이 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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